2023년 6월 필리핀 정대선 선교사 선교소식 | 운영자 | 2023-06-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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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기도편지 안녕하세요. 필리핀에서 인사 올립니다. 한국의 날씨는 어떠한지요? 여기 필리핀은 6월 들어 우기가 시작된지라 거의 하루에 한 두 차례 비가 내리고 습도가 높은 더위에 접어들었습니다. 끈적끈적 후덥지근 그 자체이지만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성도님 덕분에 다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말만 하고 마는 ‘성도님 덕분’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드리고 싶은 덕분’으로 말입니다. 1. 기다림의 시간이 지속되고 더위가 지속되고 습도가 더 해가면서 몸과 마음이 조금은 지치지만 저에게 주워진 인생에 이런 경험을 한다는 것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가족이 이곳 필리핀에 거하게 될 시간이 아마 길어야 이제 한달여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7월 중순이면 취소된 비자와 여권을 돌려받을 것이고 곧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 짐을 꾸린 후에는 이르면 7월 말 늦으면 8월 초쯤이면 에콰도르로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하기에 이제 남은 한 달은 슬슬 마지막 이 곳 필리핀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정들었던 지인분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손 때 묻었던 짐들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익숙했던 것들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느끼다 보니 한 숨도 나오고 아깝기도 하고 끝까지 붙들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선교사로 살아감에 모든 것을 움켜쥐지 않고 감사하며 내려놓을 때 오히려 더 풍성한 주님의 사랑이 채워진다는 것을 남아공에 이어 필리핀을 떠날 즈음에 다시 한 번 더 마음에 깨닫게 되기에 오히려 모든 것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도제목 지금까지 저희 가족에게 늘 동일하게 이끄시는 성령님의 계획들이 순차적으로 하나 하나 다시 잘 세워지길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리핀에서 남은 절차들과 한국에서 에콰도르로 가는 모든 일정들(에콰도르로 가는 비행 계획들) 그리고 그곳에 잘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저희가 거주하려고 하는 쿠엥까에서 살 집을 구하고 언어를 배우고 아이들의 학교 입학과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몸과 마음이 잘 적응하는 문제 등등)에 관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혹시 ‘창끝’이란 영화를 보셨거나 줄거리를 아신다면 이 배경이 에콰도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잠시 짧게 이야기의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1950년대에 아마존 상류 정글에 사는 와오라니 부족에게 5명의 미국인들이 선교사로 가게 되지만 아무런 선교사역도 시작하지 못한채 도착한 순간 창에 찔려 순교하게 되었고 그 이후에 그들의 아내와 아이들이 다시 그 부족을 찾아가 함께 살면서 복음을 전하여 부족원 전체가 복음을 받아들임으로 선교의 열매가 맺혀졌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창끝이란 영화의 내용입니다. 그러나 아타깝게도 현실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창끝이란 영화에 나오는 5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선교단체가 10여년이 지난 1960년대부터 에콰도르의 아마존 상류지역에서 발견된 석유를 시추하려는 석유재벌들의 후원을 받으면서 변질되기 시작하였고 선교단체의 재정적인 지원을 하는 석유기업들과 단체의 유착을 통해 원주민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의식주를 해결해 주며 교육을 시켜주는 명목으로 선교회가 원주민들에게 정글을 떠나도록 설득하는 등 이권에 개입하는 일들을 하였고 이런 유착관계를 비난하며 석유기업과 선교단체의 허가 취소 및 퇴거 명령을 내린 대통령이 몇 달 후에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처음 와오라니 부족에게 다가갔던 순수했던 5명의 선교사들의 진심은 어떠했을까요? 그들은 원주민을 사랑했을 것입니다. 그들의 목숨을 내 놓을 만큼 원주민들을 사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몇 십년이 지난 후 정부차원에서 선교단체에 추방명령을 내린 것은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벗어나고 서구적 생활방식과 문화를 강요하며 영향을 미치려한 잘못된 모습들을 통해서 벌어진 일들이 아닐런지요... 선교지에 있다보면 선교사가 오류를 범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선교사인 난 뛰어나고 선교대상인 원주민들은 미개하기에 나로인해 바뀌여져야 한다’는 사고..., ‘선교사인 내가 무엇인가 만들어내고 세워야 한다’는 사고... 등등 말입니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그렇게 흘러가는 모습 속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곤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복음을 전한다는 명목하에 자신의 일을 하면서 말이지요. 기도제목 이제 한 두달 후에는 에콰도르에 있게 될 터인데 여러 고민들이 마음속에 일어납니다. 그 땅에 거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복음과 사랑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인간의 생각과 욕심과 어리석음으로 그들에게 나아가지 않도록 성령님의 이끄심으로 그들에게 나아가도록 특히 “난 멋진 꽃이고 그들은 잡초같은 존재들이기에 내 상황에 맞게 뽑을 수도 있고 짓밟을 수도 있어”가 아닌 내 자신이 그들에게 이름모를 잡초겠지만 그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품을 수 있도록 나의 성취욕을 내려 놓고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으시고 구원의 자리로 초대하시는 예수님 처럼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누군가 이야기 합니다. ‘뽑으려하니 모두 잡초였지만 품으려 하니 모두 꽃이었다.’라고 말입니다. 우리 곁에 있는 꽃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품는 자리에 성도님과 제가 서 있길 기대해 보며... 필리핀에서 정대선 최재희 소율 아율 선교사 가족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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